스톱 모션 Stop Motion

1.

[Stop motion with wolf and pig : dokugyunyu]

이 영상은, 스톱 모션 한 것을, 
다시 한번 더, 스톱 모션 하고 있다.

늑대와 돼지를 각각 스톱 모션하여
얻은 
두 사진 그룹을,
한 차원 밖에서 재배치하여,
다시 스톱 모션한다.

스톱 모션의 기본은,
각각의 모션 장면을
시간에 따라 배치하는 것인데,
늑대와 돼지의 로드 무비는,
공간에 의해서도 배치 되고 있다.

평면의 사진이 공간 속에 위치를 가지며,
달려가는 만큼 배경 공간이 확장되고, 상대적 위치를 보여줌으로써 
공간감이 생긴다.

카메라워크를 통해, 사진의 뒷면을 보여주는 장면은,
사진은 단면이라는 상식을 넘는다.

뒤에 또다른 돼지가 출현하는데,
이로써, 스톱 모션의 차원적 상하 관계가 분명해진다.
큰 돼지의 스톱 모션은,

사진 재배치와 같은 차원의 것인데,
이 때문에 한번더 스톱모션으로 감싼 구조임을 확실히 하게 된다.

또한, 상-하위 스톱 모션 간의 시간도 분리 인식 되는데,
이는,
하위 돼지와 상위 돼지가 같은 돼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일 돼지의 재사용으로, 사진 밖의 돼지는 미래가 되고,
미래의 돼지 자신이 신처럼 나타나 구출한다.


[터미네이터]

돼지의 출현으로 차원의 상하가 뚜렷해지는 듯 하더니,
곧이어 반대로, 차원은 뭉개진다.
뒤에 출현한 돼지가 봉투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런 종결 구조는, 액자 구조나 원형 구조처럼 보이지만,
그건, 앞의 작은 돼지가 봉투 안에 들어갔을 때의 얘기이고,
뒤의 큰 돼지는,
사진을 재배치하는 상위 스톱 모션의 차원,
봉투와 같은 차원,에 있기 때문에.
뒤의 큰 돼지가 사진 안으로 들어가고 +
그 사진이 봉투 안으로 들어가고 +
그 봉투가 처음의 배경인 책상에 놓여짐으로써,
높은 차원의 돼지는 봉투 사진 속 돼지로 추락하고,
높은 차원의 끝이, 아래 차원의 시작과 연결되는,
뫼비우스의 띠가 만들어진다.


[에셔 Escher]


2.

[8-bit trip : rymdreglage]

구세대 게임의 특징은 알리아싱(aliasing)원색(原色)이다.
이것은 레고의 특징과 같다.
이 유사성의 주목이, 이 작품의 가치이다.

이 작품에서 스톱 모션은, 객체 관절의 움직임이 아닌,
객체의 대체(代替)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화면에 픽셀을 뿌려,
화면 교차로 움직임을 표현한,
2D 게임의 방식과 같다.


화면이 픽셀의 집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게 눈으로 보이던 시절엔
그것은 극복의 대상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스에서 불연속성을 느낄 수 없는 요즘에는
그것이 향수요, 코드고, 장르이다.


[비트 코드 - 2ne1. 레고로 마리오 소품. 2D 게임과 레고의 유사성 주목은 여기서도 이루어졌다.]

첫 장면은, 아날로그인 사람이 픽셀라이제이션(pixelization)되는 것을 보여준다.
배경 음악은, 오락실 사운드, 미디(MIDI) 음악이다.
중간중간 실사(實辭)에, 알리아싱 필터 씌워 보여준다.



3.

[Minilogue/hitchhikers choice - kristoferstrom]

스톱 모션의 전통적 대상물은 
구체 관절 인형인데,
위 영상은, 그런 객체들과 전혀 다르게

평면 그림의 움직임이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셀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것 같지만,

하나의 화이트보드에 지워가며 그린 점이,
다른 특징을 만든다.

매 장을 새롭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전 장면과의 차이만 부분 수정해 나간다.
그러기에 객체의, 동작이 아닌, 변형이 있다.
보드라는 체가 내용 결정한 것이다.


[구체 관절 인형. 크리스마스의 악몽]

컷을 나눌 수가 없다.
아니라, 수없이 등장하는 객체들조차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눈 땔 수 없는 연속적 변형이다.
늘어나고, 지워지고, 쪼개지고, 낳는다.

단색 보드 마커가, B급 유아적 코드에 충실하, 끝없이 뿜어낸다.

스톱 모션의 장면은, 편의상 시간 순서대로 구성하는 것이지,
시간에 따라 구성할 필요가 없다.

이론상, 각각의 장면은, 불연속으로 독립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화이트보드의 그림을 지워가며 그리고 있기 때문에,
시간 순서대로 구성한다.
3:05~3:07 화면에서 창문 햇살 그림자가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


4.

[Oren Lavie - Her Morning Elegance : QuarterPastWonderful]

이것은 언더에서 만든 UCC가 아니고
메이저에서 만든 뮤직 비디오다.
2009년 8월 현재, 유뷰트에서, 7백만뷰를 넘었다.

꿈을 꾼다. 그런데, 그 꿈을 묘사하는 무대는
잠든 침대 그자리 이고,
나는 잠옷을 입은 그대로 이다.

베개와 양말이, 구름이 되고 물고기가 된다.
간단히
대체되고 비유된다. (자전거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머리카락이. 바람을 만든다.

2D 이다.
3D 실체가 만드는
2D 환상이다.


[올드보이. 3D 오대수의 2D 액션]


누가 주체일까?
여자가 꿈을 꾼다.
남자는 여자가 주체하는 꿈속의 재료 대상이다.
기획하는 것은 여자다.
하지만 남자가. 눈을 뜨고 있다.
안아주고, 잡아주고, 춤을 추어 준다.
인식하는 것은 남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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